루치안 프로이트 1995년作 `베네핏 슈퍼바이저 슬리핑` (151.3×219㎝). 살아있는 작가 거래가로서는 최고치인 3364만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미술품 경매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 곡물가와 유가 인상 등 암초가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지만 글로벌 미술품 시장은 끄덕없는 모습이다. 지난 13일(미국 뉴욕시간) 열린 뉴욕 크리스티 현대 미술품 이브닝 경매 낙찰 규모는 3억3142만2600달러(약 3476억원)에 달했다. 낙찰액 3억3142만2600달러는 현대 미술 경매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

마크 포터 미국 크리스티 대표는 "이번 뉴욕 경매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고급 예술작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매 결과를 설명했다.

최고가 작품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1952년 작품 `No.15`(233.3×203.2㎝)로 5044만1000달러(529억원)에 팔렸다. 1903년 민스크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난 마크 로스코는 초창기 풍경, 인물, 초현실주의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하다가 1950년대 모든 작품을 색으로만 표현한 작가다.

마크 로스코의 1952년作 "No.15"(233.3×203.2㎝)

로스코는 색상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2개 내지 3개 정도로 이루어진 사각형의 추상색면회화는 그의 대표적 양식이다.

루치안 프로이트의 `베네핏 슈퍼바이저 슬리핑(Benefits Supervisor Sleeping)`은 3364만1000달러(352억원)에 팔려 생존 작가 중 경매 최고 낙찰가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생존작가 중 경매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은 2300만달러에 팔린 제프 쿤스의 `행잉 하트`였다.

이 밖에 앤디 워홀의 `더블말론(Double Marlon)`이 3252만1000달러(341억원), 프랜시스 베이컨의 `자화상(Three Studies for Self Portrait)`이 2804만1000달러(294억원) 등에 낙찰됐다. 경쟁이 심했던 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90년 작품 `리플렉션 온 더 프롬(Reflections on the Prom)`으로 추정가 300만달러로 출발해서 877만7000달러(92억원)에 주인을 만났다.

김순응 K옥션 대표는 "글로벌 미술시장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금융 불안으로 갈 곳을 잃어버린 자본들이 안정된 시장인 미술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미술시장 활황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매장 현지 분위기도 뜨거웠다.

뉴욕 록펠러센터 1, 2층에 마련된 경매장은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크리스티 경매에 참가한 김호현 씨(36)는 "2층 메인 옥션룸을 비롯해 1, 2층이 꽉 찼다"며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하고 방문한 사람들은 서 있을 정도로 행사가 성황을 이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브닝세일 전날 열린 프리뷰 때는 영화배우 휴 그랜트 등 유명 연예인들이 경매장을 방문해 행사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기도 했다.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