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국내외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페어가 잇따라 펼쳐진다. 세계적 불황의 여파로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 미술시장은 주춤해졌지만, 미술애호가층이 넓어지면서 화랑, 경매와 더불어 미술품 유통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아트페어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비롯해 판화 사진 등 복수 제작이 가능한 미술품을 취급하는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SIPA) 및 경기도 헤이리의 갤러리들이 시도하는 ‘아트 로드 77’등이 9월에 열린다.

서울 코엑스 3층 홀 C, D에서 18~22일 열리는 ‘KIAF 2009’는 한국 미국 일본 등 16개국에서 168개 갤러리(국내 122개, 해외 46개)가 참여하는 국내 미술가의 최대 5일장이다. 올해 주빈국으로 세계미술시장에서 급부상중인 인도의 작가를 소개하는 특별전을 비롯해 ‘모던 보이, 모던 걸-한국현대미술과 모더니즘, 모더니티’전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주목해본다.

이밖에 판화 사진 등의 장르에 집중하는 ‘SIPA전’은 12~16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비롯해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및 V갤러리에서 열린다. 올해 15회 행사에는 한국 외에 호주 독일 일본 등 10개국의 판화와 사진전문 화랑 43개가 참가한다. 화랑별로 국내외 작가 350여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네덜란드사진전, 윤주영사진전, 장서표전 등의 특별행사도 마련한다.

지난 28일 경기 파주 헤이리에서 막 올린 ‘아트 로드77’(20일까지)은 리앤박, 한길, 북하우스 등 헤이리의 9개 갤러리들이 처음 시도하는 대안적 아트페어다. 한강과 임진강을 잇는 77번 국도의 이름을 내세운 이번 행사에는 인기작가 위주의 일반 아트페어와 달리 덜 알려진 신진작가 77명을 집중 소개하는 기획으로 특화시켰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아트페어’ 제대로 즐기는 법

정준모(미술비평, 국민대 초빙교수)

1. 가기 전 홈페이지, 도록 등을 통해 최소한의 정보를 구하라.
2. 우선 돌아본 뒤, 다시 천천히 둘러보라. 처음 눈에 들었던 작품을 중심으로 한번 더 살펴보라.
3. ‘싼 게 비지떡’이다. 젊은 작가의 싼 작품을 구입해 후에 큰 차익을 올릴 확률은 복권에 1등 당첨될 확률과 거의 같다.
4. 유명작가의 작품 모두ㄷ가 수작은 아니다.
5. 자신이 좀 아는 작가라고 흥분하지 말라.

6.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수상작, 중요전람회 출품작이나 주요 미술사책에 실린 작품이라면 다른 작품에 비해 그 가치가 훨씬 높다.
7. 소위 ‘고수’라는 사람의 의견을 100% 신뢰하지 마라.
8. 이 기회에 미술품을 꼭 사야 할 필요는 없다.
9. 미술품은 어떤 소비재보다 격조있지만 환금성에는 매우 취약하다.
10. 기회가 닿으면 내 것으로 만들어라. 돈이 있다고 그 그림을 언제 어디서나 소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찬동(아르코미술관장)

1. 미술에 관심 있는 동료나 지인과 산보하듯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즐겨 보라.
2. 어려운 작품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부합되는 쉬운 작품을 즐겨라.
3. 대가의 작품이 출품된다면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4. 관심있는 작가의 작품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큐레이터에게 적극 질문하고 충분한 대화를 가져라.
5. 모든 부스를 다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주최측이 마련한 특별전을 주목하라.

6. 사전에 아트페어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모아라.
7. 구입을 원한다면 개장 첫날이 좋다. 많은 관객이 모이는 개장 첫날 예약판매가 많이 이뤄진다.
8. 잠재가능성이 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주목하라.
9. 부대행사인 세미나, 이벤트에 참여하라.
10. 작가와의 만남,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적극 활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