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계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자들은 누구일까? 한마디로 재벌이다. 국내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꼽히는 것도 이를 대변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 전 관장은 한국을 상징하는 대형 수집가다.
삼성 특검 수사 이후 관장직을 사임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다수가 인정하는 바다.
홍 전 관장이 어떤 미술작품을 좋아하느냐는 취향은 그 작가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작품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대표적인 사건이 1990년대의 미니멀리즘 유행사건이었다. 1990년대 홍 전 관장이 미니멀리즘 미술을 좋아한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미니멀리즘이 새삼스럽게 조명을 받았다. 미니멀리즘은 미국에서 과거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유행했던 미술사조다.
◆미술계를 주도하는 재벌가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로댕갤러리는 모두 삼성그룹의 소유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미술관을, SK그룹은 아트센터나비를 운영하고 있다. 쌍용그룹과 대우그룹은 각각 성곡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를 남겼다.
이처럼 각 재벌그룹들은 문화재단 또는 미술관을 운영해왔다. 아트선재센터의 경우 그룹은 해체돼도 미술관은 남는다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위치도 대부분 비슷하다. 경복궁 서쪽으로는 성곡미술관이 종로구 신문로에 있고 경복궁 동쪽으로는 금호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아트센터나비는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빌딩 4층에 입점해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는 다르다. 리움미술관은 용산구 한남동에 있으며 호암미술관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로댕갤러리는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빌딩 1층에 위치해 있다.
박정수 현대미술경영연구소장은 "큰 부자들은 대부분 미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화랑이나 전문가들에게 수집을 일임한다. 대규모 그룹사들이 미술관을 직접 경영하는 것은 오너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미술관의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이 2억원을 출연해 만든 장학재단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현재는 차녀 박강자 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SK그룹의 워커힐미술관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부인 고 박계희 씨가 관장을 했으며 현재는 대를 이어 며느리인 노소영(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씨가 관장이다. 이름도 워커힐미술관에서 아트센터나비로 바꿨다.
전 대우그룹 회장인 김우중 씨의 부인 정희자 씨도 그룹이 해체됐지만 미술관은 놓지 않고 선재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정 관장은 1990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장남 선재 씨의 이름을 따 1991년 이 미술관을 설립했다.
이들 미술관은 재벌들이 국내외 우수 미술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통로가 된다. 이를 통해 국내 젊은 작가들을 집중 지원하기도 하고 미술계의 발전에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물론 때로 회사 자금의 편법 유용이나 비자금 활용의 비밀통로가 돼 물의를 빚기도 한다.
◆"부자들은 잘 알려진 작품 선호"
재벌가가 아니더라도 VVIP급 미술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가구 매매업으로 상당한 부를 쌓은 C모씨는 재작년까지 미국 뉴욕의 소더비나 크리스티경매장을 직접 찾아 미술품을 적극적으로 사 모았다. 과거 미술을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수집한 것.
그가 그렇게 해외에서 사 모은 작품은 주로 르누아르, 샤갈, 피카소 등 초특급 작가들의 것이었다. 약 100억여원의 돈을 들였다고 했다. 그 중 일부는 국내의 미술품 경매시장에 다시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술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그의 수집 활동도 다소 위축됐다. 화랑이 급격히 줄어들고 미술품 경매가 뚝 끊어졌으며 미술품 구입비용의 이자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
중소기업 경영과 제품개발에만 몰두해 왔던 K모씨도 몇해 전부터 미술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변의 권유로 미술품 한두점을 사기 시작한 것이 취미가 됐다. 이곳저곳의 화랑들을 다니다가 미술 애호가가 된 것. 그러다가 두어곳의 화랑과 깊은 연관을 맺게 됐다. 화랑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극진히 모시는 VVIP급 손님이다.
그러나 K 사장은 요즘에는 화랑은 잘 찾지 않는다. 오히려 안면이 익은 작가들과 직접 만난다. 작가들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 작가가 추천하는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화랑을 통해 구입할 때 드는 중개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을 뿐더러 작가와 함께 작품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직접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한 미술계 전문가는 "부자들 중에서 과시 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는 경우에는 남들이 잘 아는 작품을 주로 매입하며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매우 비싸다"고 전했다. 그는 "반대로 미술품 자체가 좋아서 수집하는 부자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취향이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꽤 구입한다"고 말했다.
삼성 특검 수사 이후 관장직을 사임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다수가 인정하는 바다.
홍 전 관장이 어떤 미술작품을 좋아하느냐는 취향은 그 작가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작품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대표적인 사건이 1990년대의 미니멀리즘 유행사건이었다. 1990년대 홍 전 관장이 미니멀리즘 미술을 좋아한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미니멀리즘이 새삼스럽게 조명을 받았다. 미니멀리즘은 미국에서 과거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유행했던 미술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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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를 주도하는 재벌가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로댕갤러리는 모두 삼성그룹의 소유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미술관을, SK그룹은 아트센터나비를 운영하고 있다. 쌍용그룹과 대우그룹은 각각 성곡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를 남겼다.
이처럼 각 재벌그룹들은 문화재단 또는 미술관을 운영해왔다. 아트선재센터의 경우 그룹은 해체돼도 미술관은 남는다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위치도 대부분 비슷하다. 경복궁 서쪽으로는 성곡미술관이 종로구 신문로에 있고 경복궁 동쪽으로는 금호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아트센터나비는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빌딩 4층에 입점해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는 다르다. 리움미술관은 용산구 한남동에 있으며 호암미술관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로댕갤러리는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빌딩 1층에 위치해 있다.
박정수 현대미술경영연구소장은 "큰 부자들은 대부분 미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화랑이나 전문가들에게 수집을 일임한다. 대규모 그룹사들이 미술관을 직접 경영하는 것은 오너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미술관의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이 2억원을 출연해 만든 장학재단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현재는 차녀 박강자 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SK그룹의 워커힐미술관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부인 고 박계희 씨가 관장을 했으며 현재는 대를 이어 며느리인 노소영(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씨가 관장이다. 이름도 워커힐미술관에서 아트센터나비로 바꿨다.
전 대우그룹 회장인 김우중 씨의 부인 정희자 씨도 그룹이 해체됐지만 미술관은 놓지 않고 선재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정 관장은 1990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장남 선재 씨의 이름을 따 1991년 이 미술관을 설립했다.
이들 미술관은 재벌들이 국내외 우수 미술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통로가 된다. 이를 통해 국내 젊은 작가들을 집중 지원하기도 하고 미술계의 발전에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물론 때로 회사 자금의 편법 유용이나 비자금 활용의 비밀통로가 돼 물의를 빚기도 한다.
◆"부자들은 잘 알려진 작품 선호"
재벌가가 아니더라도 VVIP급 미술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가구 매매업으로 상당한 부를 쌓은 C모씨는 재작년까지 미국 뉴욕의 소더비나 크리스티경매장을 직접 찾아 미술품을 적극적으로 사 모았다. 과거 미술을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수집한 것.
그가 그렇게 해외에서 사 모은 작품은 주로 르누아르, 샤갈, 피카소 등 초특급 작가들의 것이었다. 약 100억여원의 돈을 들였다고 했다. 그 중 일부는 국내의 미술품 경매시장에 다시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술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그의 수집 활동도 다소 위축됐다. 화랑이 급격히 줄어들고 미술품 경매가 뚝 끊어졌으며 미술품 구입비용의 이자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
중소기업 경영과 제품개발에만 몰두해 왔던 K모씨도 몇해 전부터 미술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변의 권유로 미술품 한두점을 사기 시작한 것이 취미가 됐다. 이곳저곳의 화랑들을 다니다가 미술 애호가가 된 것. 그러다가 두어곳의 화랑과 깊은 연관을 맺게 됐다. 화랑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극진히 모시는 VVIP급 손님이다.
그러나 K 사장은 요즘에는 화랑은 잘 찾지 않는다. 오히려 안면이 익은 작가들과 직접 만난다. 작가들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 작가가 추천하는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화랑을 통해 구입할 때 드는 중개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을 뿐더러 작가와 함께 작품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직접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한 미술계 전문가는 "부자들 중에서 과시 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는 경우에는 남들이 잘 아는 작품을 주로 매입하며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매우 비싸다"고 전했다. 그는 "반대로 미술품 자체가 좋아서 수집하는 부자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취향이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꽤 구입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