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즘'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다. 인터넷에 의해 정보가 공유되면서 더욱 세계화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술에 있어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전환은 중심이 해체되어지는 탈중심주의에 의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을 세계화의 흐름에 합류하게 했다. 세계화는 분명 자본의 세계화 개념과 문화의 세계화라는 두 흐름을 가지고 있다. 뉴욕은 2차 세계대전이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됐지만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서 새로운 의미로 재정립되고 있다. 즉 뉴욕은 미술의 중심지라기보다 미술시장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이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미술에 있어 단순히 개념 자체보다 이젠 `시장'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으로 시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아트페어'란 우리말로 하자면 `미술시장이 열린 것'으로 여러 개의 화랑이 한 곳에 모여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벌인다. 마치 새로운 상품이나 우수 상품들이 전시되는 박람회처럼 이제 회랑, 갤러리들에 의해 미술품이 상품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게 됐다. 세계 여러 곳에서 거행되고 있는 `아트페어'란 이름의 미술시장은 현대미술의 흐름의 단면을 반영하는 중요한 핵심이 돼 있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 프랑스의 피악(FIAC), 스위스의 바젤, 미국의 시카고 아트페어가 있다. 피악은 대중성과 축제성을 중시하는 아트페어로, 시카고 아트페어는 미국의 현역작가를 선보이는 아트페어로 이름 나 있다. 그밖에 독일의 쾰른 아트페어, 에스파냐의 아르코 아트페어, 일본의 니카프 아트페어를 비롯해 주로 라틴계열 작가들이 출품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마이애미 아트페어 등이 대표적인 아트페어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명성 앞에서 주변적인 위치에 놓여있던 아시아 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아트페어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뉴욕에서 열렸다. 일명 `아시아 컨템퍼러리 아트페어(ACAF) 뉴욕 2007'은 미국 현대미술의 역사적 장소인 피어 92(아모리쇼가 열리는 곳)에서 장이 펼쳐졌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뉴욕에서 처음 개최된 아시아 현대미술시장은 그만큼 미술시장의 흐름에 있어 아시아의 성장을 반영했다. 중국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미술시장에서도 중국 현대미술을 주목하게 하고 있고 한국도 경제의 활성화와 더불어 인적자원의 적극적인 진출로 세계 미술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번 `ACAF 뉴욕'을 준비한 조직위원회의 중심도 첼시지역에서 화랑을 경영하고 있는 한국인 젊은 여성이다. 그리고 최근 한국의 갤러리들(아라리오갤러리, 국제화랑, 가나아트(2008년 예정))이 뉴욕의 첼시로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뉴욕에서 `아시아의 현대미술축제'가 열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아시아의 작가들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가 높아졌다는 의미도 되고 아시아 자체의 미술 시장이 성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한국 화랑은 가나아트갤러리, 국제갤러리, 진화랑, 박영덕화랑, 예화랑, 박여숙화랑, 아트싸이드, 학고재, 노화랑, 아트링크, 갤러리 인, 공화랑, 아라리오뉴욕, 이화익갤러리, 원&제이, 표화랑, 샘터화랑, 뉴게이트이스트 등 서울의 대표적인 화랑들이다. 이러한 미술시장에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가 작용한다. 미술품은 원래 하나, 유일한 것으로서 의미를 지니지만 요즈음 사진, 미디어 작품의 활황은 작품의 에디션이라고 해서 판화처럼 작가는 자신의 작품의 복재품을 한정수로 정해서 팔고 있다. 유일성의 원칙을 파괴됐지만 작품의 희소성에 의한 수요와 공급 사이에서 작품 값이 결정되고 있다. 이제 미술품 수집은 고상한 취미로서 소장자(콜렉터)의 지적 감성적 취향을 반영하기보다 시장 원리에 편승하고 있고 소장자는 투자자의 의미로 바꿔지고 있다. 작가는 갤러리와 더불어 상품으로서 가치를 가지며 시장에는 자본주의 원리처럼 새로운 상품과 흐름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이 같은 미술시장의 활성화는 미술계에서 양지와 음지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나이가 들어야 작품 값이 형성되는 과거와 달리 작품을 내놓을 때 마다 가격이 치솟는 젊은 작가들이 있다. 특히 최근 이들 젊은 작가들의 급속한 성장으로 유명 원로 작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이 공급되고 수요를 증가 시키고 있지만 이들에 의한 시장 주도는 염려되는 면이 있다. 예술은 인간 삶의 물질과 정신의 균형을 그 가치로 두고 있다. 새로운 상품개발은 정신적 성숙과 고리를 가지면서 전개돼야 할 것이다. 오늘의 유명한 작가가 5년, 10년 후에도 건실한 작가로 남아 있기 위해서는 그들을 일회성 소모품이 되지 않게 준비시켜야 된다고 본다. 작가 스스로도 내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성숙시켜 가야함은 물론이고 변화되는 시장에 맞서 나갈 능력을 길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