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서예 하면 왠지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끼는 분들 계실 텐데요.

전통 서예를 현대 회화와 접목한 서예가가 있어 만나봤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호흡을 멈추고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에서 온 몸의 기를 모아 일필휘지로 그려냅니다.

만개의 털로 만든 커다란 붓으로 써내려간 '여유'라는 두 글자.

각박한 세상 조금 길게 쉬어가라는 의미를 조형화 시켰습니다.

[인터뷰:허회태, 작가]
"여자는 사람을 안정시키는 현상. 유자는 그걸 받아서 더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 장면입니다."

즐거움을 형상화한 웃음.

두 글자를 LED 패널 위에 얹어 소리의 형상화까지 시도하기도 합니다.

소시민들의 어두운 길을 비추는 소망을 담아 밝을 명.

서로 조금씩 배려하라는 의미를 담아 양보.

그 형상만으로도 언어의 느낌을 전해주는 글씨들은 서예를 서양 현대미술의 느낌으로 표현한 이른바 '이모그래피' 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인터뷰:허회태, 작가]
"모든 것이 하나에 집중이 됩니다. 붓 먹 손 마음까지 하나가 돼서 이루어진 작품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맑은 새벽 무의식에서 나온 소녀의 형상.

한 획에 담긴 먹의 농담까지도.

화가는 한 번의 붓질에 사물의 본질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며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절묘하게 찾아냅니다.

YTN 김정아[ja-kim2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