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드미트리 홍의 아트 Talk! Talk! <19>

컬렉션, 어떻게 해야 하나? ①

예상치 못한 미술시장의 호황으로 인해 컬렉터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은 ‘다른 컬렉터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어 갈까’ 궁금해 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미술동호회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는 것이 미술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 온라인 동호회의 활발한 활동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는 IT 인프라의 덕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이 자신의 행동에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즉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욕망이 예전과 다르게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행에 개의치 않고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많은 컬렉터들을 만났다. 갤러리 위치 때문인지 다양한 컬렉터들이 찾아왔고 짧은 시간에 그들과 가까워졌다. 그러면서 그들이 예전에 미술품 수집을 하면서 느꼈던 고충들을 알게 됐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 동안 꽤 많은 미술품을 수집했던 컬렉터들의 대부분이 미술작품이 아닌 미술품을 취급하는 관계자들에게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미술의 가치와 미술의 발전을 위해 성실히 노력해온 사람들보다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부 몰지각한 갤러리와 딜러, 작가들에게 상처를 입어 미술시장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미술시장을 비난하면서도 그들의 마음 속에는 아직도 미술품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열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다수 컬렉터들은 미술품 가치의 하락보다는 그들에게 보이는 미술시장 관계자들의 행동에 큰 상처를 받은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컬렉터들이 지난 몇 년 동안 해왔던 미술품 수집의 방식을 놓고 스스로의 고민에 빠져 있고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이러한 컬렉터들을 위해 실제 미술품 수집을 꾸준히 해온 컬렉터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고자 한다. 아래 내용은 인터뷰어와 컬렉터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인터뷰어= 처음에 어떻게 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컬렉터= TV 미술 프로그램 소개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백화점 그림 코너에서 집에 장식할 만한 그림을 고르게 되면서부터.

-처음으로 작품을 구매하게 된 계기는?

▲집안 장식을 위해.

-전체 자산 중 몇 퍼센트의 가용자산으로 작품 구매를 하시나요?

▲50분의 1 수준.

-나이,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40대, 박물관 강좌 듣기.

-전시 소식이나 그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어떻게 얻나요?

▲갤러리 홍보물, 신문 및 언론매체를 통해서.

-구매하고픈 그림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 기준이 있다면?

▲새롭고 느낌이 좋은 것.

-갤러리스트가 작품 구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요? 신뢰할 수 없었던 경우는?

▲50% 정도 갤러리스트의 의견을 참조한다. 그러나 작품에 상관없이 무조건 좋다고 권하면 신뢰하지 않는다.

-작품 구매 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떨어진 적이 있나요?

▲작가가 사라진 경우도 있다. 작품이 좋아서 구매했는데, 신문이나 TV 등에 오르내리면 기분이 좋다.

-되팔고 싶은 작품이나 시행착오를 겪은 작품은?

▲작품을 구매하고 나서 나의 안목이 달라지면 되팔고 싶다. 또 구매 이후에 작가가 그린 후기작이 마음에 안 들면 팔고 싶어진다.

-미술 작품을 왜 사시나요?

▲즐거움에 대한 자기만족적인 측면이 있고, 작가와 소통 되는 것을 느낄 때 보람이 있다.

-이제 막 그림을 처음 사려고 하는 초보 컬렉터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서두르지 말고 미술계 서적과 전시를 많이 보면 좋겠다. 백화점 갤러리 같은 곳에서는 구매를 신중하게 할 것.

-어떤 컬렉터가 되고 싶나요?

▲자식들이 컬렉션을 보고 훌륭하다고 느끼길 바란다.

-컬렉팅 추천, 제안을 받았는데 망설였던 적이 있나요?

▲그렇다. 거절은 정말 어렵다. 왜냐하면 정중하게, 좋다고 권하기 때문이다.

-작품에 대한 갤러리스트나 평론가, 시장의 견해와 개인적인 느낌이나 취향, 가격 기준의 불일치를 경험한 적은?

▲인기작가의 경우, 그 간극이 좀 심한 것 같다.

-작품의 의미나 향후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느낌이 없어서 망설여진 경우는? 혹은 느낌은 없는데 그들의 말을 믿고 작품을 구입한 적이 있나요?

▲추천만 믿고 구매한 작품이 하나 있다. 이후로 반성을 많이 한다. <계속>

UNC갤러리 대표 dmitri@unc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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