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두산타워에서 열린 현대미술 강의를 들었다. 전체 1시간30분간 진행되는 강의였는데 150여명의 수강자가 모여서 다들 열정적이였다. 출근시 클래식 채널 93.1에서 설치 미술과 음악 연주가 동시에 진행될 공연의 소개에 대해 들었다. 09년 상반기 예술의 전당 음악당 유료 관람객들은 전년대비 11%가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10년에 열린 KIAF 전시에서 주빈국으로 참가한 영국의 회화들도 인기가 대단했다. 특히 미국의 제프 쿤스와 함께 생존 현대 미술 작가 중에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들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들이라 하겠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결국 창의성이 미래 사회를 여는 키워드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Hanging Heart
<출처: http://www.cuorhome.net/heart-images/>
데미안 허스트와 그의 미술 작품
<출처: http://www.berkshirefinearts.com/?page=article&article_id=310&catID=3>
토마스 쿤등 과학사 학자들은 세계 역사를 로마의 시대, 중세 기독교의 시대 그리고 17c 이후 과학기술의 시대를 나누기도 한다. 쉽게 설명하면 로마의 시대는 남이 공격하면 나도 공격하라는 힘의 시대이고, 종교의 시대에는 남이 때리면 다른 쪽 뺨을 돌려 됨으로 자애로 남을 감화시키는 시대이며, 마지막 과학기술의 시대는 사람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이기심을 고려하여 상대방이 과다 친절을 베풀더라도 이유를 따져보아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사람의 친절하고 협력적인 행동이 이기심에 기반했다는 것은 사자들간에 서로 혀로 핥아 주는 행위와 원숭이간 음식을 나눠먹는 행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얻어진 결론이었다.
상호 협력하는 표유류
<출처: http://kismif.org/2009/01/08/kindergarten-lions-pilot-descrip/>
현재 트랜드를 통해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앞으로 21세기는 합리와 논리성에 기초한 과학기술의 시대를 뛰어넘어 창의성에 기반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통합되는 과학예술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창의적인 시대에 접어들면서 학자들은 모든 사람이 이기적이라는 단순화하여 분석하던 과학기술 시대의 대표 원리인 게임이론이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사람들의 모든 마음이 이기심에 기반한다고 본 것은 이론적일 뿐이고 실제로는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은 상황과 우연에 따라 이타심과 이기심을 반복함을 언급했다. 따라서 행동의 결정에 있어 기존 이론에 국한하지 말고 개별 상황에 맞게 자기 나름의 창의적이고 동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현명함을 알 수 있다.
창의에 기반한 과학예술의 시대에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컴퓨터의 지능이 계속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구글 검색과 엑셀의 계산 능력을 발전 단계를 보면 이젠 머잖아 웬만한 합리적 사고 처리는 컴퓨터가 기계적으로 해낼 수 있을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창의적인 결과물이야 말로 인간만의 차별화된 능력으로 보여진다.
북미 싱귤라리티 유니버시티의 커즈와일 박사는 무어의 법칙을 적용해볼 때 2030~40년에는 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의 지능 수준에 근접하는 시기가 온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완벽하게 인간 두뇌를 흉내내지는 못한다고 해도 초당 수억회의 클럭으로 동작하는 현재 개인용 컴퓨터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순식간에 찾아내는 인터넷 검색 기능을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부각하게 될 과학예술은 새로운 과학에 도전하는 일과 음악과 미술 등 기존 문화예술 분야의 습득에만 한정되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면 블로그와 트위트에 맛깔 나는 글을 올리는 것과 자기 업무에서 장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과학예술의 영역이 될 수 있냐는 질문이 생긴다. 지금까지의 전개 상황으로 보아서는 융복합을 통해 과학예술의 개념은 현재 존재하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분야를 넘어 새로운 분야로 계속 확장되어 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