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클라이번 (Harvey Lavan 'Van' Cliburn Jr, 1934. 7. 12 ~ 2013. 2. 27)
 
반 클라이번은 루이지애나州의 슈리브포트에서 태어났다. 피아노는 피아니스트였던
모친으로부터 기초 교육을 받았다.

음악가로의 길은 일찍부터 정해졌다. 석유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그를 선교사로 키우려
했지만 연주를 듣고 마음을 접었다.

1951년에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하고 토지나레빈 부인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으며,
1954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해했다.

레벤트리트 콩쿠르는 1949년부터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는데 반 클라이번이 5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심사위원은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과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등이었다.
 
1958년에는 구소련의 제 1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음악 콩쿠르에 응모했으며, 피아노
부문 제 1위가 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러시아의 자존심인 차이코프스키를 내세운 콩쿠르, 그것도 첫 대회에서 미국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건 두 나라에게 충격이었다.

한 해 전 러시아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충격을 받은
미국민들에게 클라이번은 영웅이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표지에 실으며 '러시아를 정복한 텍사스인'이라고 했다.

그의 피아노는 음이 맑고 밝으며, 낭랑한 울림에 넘쳐 있다. 테크닉이 뛰어나고 악곡의
해석도 유럽의 인습에 구속되는 일이 없다.

또한 미국다운 신선한 음악성을 이들 고전에 주고자 하는 의욕에 찼다.
 
그러나 콩쿠르를 정점으로 그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1959년 뉴욕필과 협연했지만 혹평이
쏟아졌다.

1978년 무대를 떠났다가 1989년 복귀했으나 전성기가 지난 뒤였다.

2008년 인터뷰에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후 20년 동안 그 순간에 머물렀던 것 같다.
콩쿠르 우승이 큰 압박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196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를 만들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2009년 이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면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명연주는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 제1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 그
외에 각종 협주곡이며 리스트의 곡과 같은 대규모적인 독주곡에서 뛰어난 해석을
보여주었다.